유방암 이후, 진짜 필요한 회복 루틴 4가지
많은 사람들이 말하더라. "항암 끝났으니 이제 다 나은 거 아니야?" 하지만 그 순간부터 시작되는 회복의 시간이 있다는 걸 잘 몰랐지. 나 역시 그랬어. 치료가 끝나면 예전으로 돌아갈 줄 알았는데, 몸도 마음도 낯설었어. 그래서 나는 제 삶을 다시 천천히, 새롭게 세워보기로 했어. 지금 이 글은 나처럼 유방암 이후의 삶에서 회복을 시작한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쓰는 기록이다.
1. 마음의 속도를 늦추는 아침 루틴이다
회복의 시작은 '느려지는 것'에서부터 시작됐어. 예전처럼 아침에 일어나 바쁘게 움직이기보단, 하루를 차분하게 시작하는 루틴을 만들었지. 일어나자마자 창문을 열고 햇살을 느껴보고, 간단한 스트레칭을 해. 그리고 따뜻한 물 한 잔을 마시며 내 몸에 인사하지. "오늘도 잘 살아보자"고. 그 짧은 시간이 내 하루를 바꾸기 시작했어. 이건 작지만 분명한 회복의 시작이다.
2. 나를 살피는 소소한 산책이다
몸이 아직 무겁고 예전 같지 않을 때, 나는 무리한 운동 대신 동네 산책을 선택했어. 매일 같은 시간, 같은 길을 걷다 보니 계절의 변화를 눈으로 보게 되고, 작은 꽃 한 송이에도 마음이 움직이더라고. 이 산책은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나 자신을 돌보는 시간이었어. 아, 오늘도 잘 살아냈구나. 그런 느낌이 들더라. 몸이 힘든 날은 앉아서 쉬기도 해. 중요한 건 꾸준히 '나를 챙긴다'는 마음이다.
3. 나만의 공간에서 보내는 감정 정리 시간이다
항암 치료를 겪으며 감정이 참 복잡해졌어. 두려움, 분노, 슬픔, 외로움… 말로 다 못 할 감정들이 밀려왔지. 그래서 하루에 잠깐, 아주 짧게라도 혼자 있는 시간을 만들었어. 그 시간에는 노트에 끄적이기도 하고, 멍하니 음악을 듣기도 해. 때론 그냥 창밖을 바라보기도 하지. 그 조용한 시간들이 감정을 정리해주고, 마음의 틈을 메워주더라. 회복은 몸만이 아니라 마음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걸 배웠다.
4. 음식으로 쌓는 회복력 따뜻한 한 끼이다
식욕이 없고 입맛도 변했던 항암 기간 이후, 식사 자체가 큰 고민이었지. 그래서 '어떻게든 먹는다'보다 '무엇을, 어떻게 먹을까'에 집중하게 되었어. 기운이 없을 때는 엄마가 끓여준 닭곰탕, 미역국 한 그릇이 그렇게 고맙고 따뜻했어. 식재료 하나하나가 나를 살리는 마음으로 들어왔어. 내 몸에 좋은 음식을 천천히, 고맙게 먹는 시간이 회복의 중심이 되었지.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회복의 의식처럼 느껴졌다.
마무리하며
회복은 어느 날 갑자기 완성되는 것이 아니더라고. 아주 천천히, 그리고 아주 조용하게 다가오더라. 그 조각조각을 모아가는 게 지금 내가 하는 일이야. 이 글을 읽는 당신도 혹시 같은 시간을 지나고 있다면, 무언가 대단한 걸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다. 햇살 한 줌, 따뜻한 물 한 잔, 가벼운 산책, 나를 위한 한 끼. 그 모든 것들이 충분히 회복이다. 우리 함께, 천천히, 다시 피어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