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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 중 위장 보호에 도움이 되었던 식단 기록

by ssunilog5 2025. 4. 10.

항암 중 위장 보호에 도움이 되었던 식단 기록이다

항암 치료를 시작하고 나서 가장 먼저 달라진 건 ‘먹는 일’이었다. 이전에는 무엇을 먹을지 고민했다면, 치료 중에는 ‘어떻게든 먹을 수 있을까’를 먼저 생각하게 되더라. 위장은 민감해지고 입맛은 없어지고, 냄새에도 예민해졌지. 하지만 이 시기일수록 더 조심스럽게, 그리고 내 몸을 위한 식사가 필요했어. 오늘은 그중에서도 위장 보호에 도움이 되었던 나의 실제 식단 기록을 나눠보려고 해. 누군가에게 작은 참고가 되길 바란다

항암 중 위장 보호에 도움이 되었던 식단 기록
항암 중 위장 보호에 도움이 되었던 식단 기록

 

자극 없는 맑은 국위주의 식사다

항암 후에는 느끼하거나 기름진 음식이 바로 속을 불편하게 만들더라. 그래서 제일 많이 찾았던 게 ‘맑은 국’이었어. 기름기를 걷어낸 미역국, 다시마 육수로 낸 애호박국, 감자국 같은 게 그랬지. 맑고 따뜻한 국물은 위에 자극이 적고, 조금씩 천천히 먹기 좋아서 자주 끓여 먹었어. 단백질 보충을 위해 두부나 계란을 곁들이기도 했어. 이맘때 엄마가 끓여준 국은 그냥 음식이 아니라 위로 그 자체였어. 따뜻하고 맑은 국 한 숟갈에 마음까지 녹았지.

속 편한 한 끼 죽과 밥 사이의 밥이다

죽은 쉽게 넘어가지만 금방 허기가 지고, 밥은 부담스러울 때가 많았어. 그래서 나는 ‘진밥’이나 ‘죽보다 조금 더 단단한 죽’ 같은 식감을 자주 먹었지. 쌀과 물 비율을 살짝 조절해서 내 입맛에 맞는 텍스처를 찾았어. 여기에 으깬 단호박, 당근, 감자 등을 넣어 영양도 채우고 부드러움도 더했어. 장에 부담이 가지 않도록 천천히 식히고, 소금도 거의 넣지 않았어. 이 식사들은 빠르게 먹기보다는 ‘조금씩, 오래’ 먹는 게 포인트였지.

위장을 생각한 따뜻한 간식들이다

항암 중에도 간식은 먹고 싶었어. 다만 소화가 잘 되는 게 최우선이었지. 그래서 나는 바나나를 전자레인지에 살짝 익혀 먹기도 했고, 고구마는 푹 쪄서 껍질을 벗긴 후 한입씩 먹었어. 때때로는 찐 사과나 배를 따뜻하게 먹으면 속이 편안했어. 뜨거운 미숫가루 한 잔도 간식 겸 식사처럼 자주 마셨어. 이 시기에는 차가운 음식보다 따뜻한 음식이 훨씬 더 위장을 덜 자극하더라고. 나를 위한 ‘따뜻한 간식’은 몸을 보살피는 마음의 표현이기도 했지.

 

마무리하며

항암 치료 중에는 ‘무조건 많이 먹는 것’보다, ‘내 몸이 받아들일 수 있는 방식으로 천천히 먹는 것’이 훨씬 중요하더라. 위장은 아주 예민해져 있고, 감정도 그에 따라 오르내리니까. 그래서 나는 조용하고 부드럽게, 그리고 따뜻하게 내 몸을 챙기기로 했어. 이 식단들이 정답은 아니겠지만, 같은 시간을 지나고 있는 누군가에게 작은 아이디어가 되길 바란다. 오늘도 잘 먹고, 잘 쉬며, 조금씩 회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