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 중, 나를 살린 나만의 아침 습관이다
항암 치료를 마치고 일상이 돌아온 것 같았지만, 마음과 몸은 여전히 회복 중이었다. 무기력하고, 생각은 많고, 하루하루가 뿌연 안개 속 같았던 그 시기에 나를 다시 일으켜준 건 거창한 변화가 아니라 작은 아침 습관들이었다. 매일 같은 시간, 같은 방식으로 하루를 여는 일은 불안정한 나를 안정시켜주는 힘이 되었다. 아침을 어떻게 시작하느냐에 따라 하루의 결이 달라진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 후로 나는 내게 맞는 ‘회복을 위한 아침 습관’을 꾸준히 지켜오고 있다.
눈을 뜨면 먼저 나의 감정을 확인하는 습관이다
잠에서 깨면 가장 먼저 하는 건 ‘감정 체크’다. 오늘은 어떤 기분으로 일어났는지를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괜찮은 날도 있고, 이유 없이 우울한 날도 있다. 그 감정을 억누르기보다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연습을 했다. 눈을 감고 1분 정도 호흡을 고르며 마음을 진정시키는 시간도 갖는다. 이때 창문을 열어 바람을 맞거나 햇살을 느끼면 더욱 효과적이다. 감정을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이 짧은 시간이 하루를 더 부드럽고 단단하게 만들어준다. 나를 알아차리는 이 습관이야말로 회복의 시작이다.
따뜻한 물 한 잔과 함께 ‘가벼운 움직임’을 실천하는 습관이다
아침 식사 전에는 반드시 따뜻한 물 한 잔을 마신다. 자는 동안 말라 있던 몸에 수분을 채워주고, 위장도 부드럽게 깨워주는 역할을 한다. 물을 마신 후에는 5분 정도의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간단한 요가 동작을 한다. 몸을 무리하게 움직이기보다는 관절을 풀고 혈액순환을 도와주는 데 집중한다. 이 과정에서 몸이 조금씩 깨어나고, 머리도 맑아지는 걸 느낄 수 있다. 꾸준히 실천하다 보니 아침이 두렵지 않고 오히려 기다려지는 시간이 되었다. 몸을 움직이면 마음도 따라 움직인다는 걸 몸소 느끼게 해준 습관이다.
나만의 기록으로 하루를 여는 ‘감성 글쓰기’ 습관이다
마지막으로, 아침에 짧은 글을 쓰는 시간을 갖는다. 거창한 일기가 아니라 오늘의 기분이나 어제 있었던 일을 몇 줄이라도 적어본다. 기분이 좋은 날엔 감사한 일을 기록하고, 울적한 날엔 마음속 말을 털어놓는다. 때로는 짧은 문장 하나만 적을 때도 있다. “오늘은 조금 힘들다.” 그 한 줄만으로도 마음이 정리된다. 글을 쓰는 시간은 나와 마주하는 시간이고, 감정과 생각을 차분히 정돈해주는 과정이다. 글을 쓴다는 건 내 마음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해주는 힘이 있다. 꾸준한 아침 글쓰기는 내 일상에 중심을 잡아주는 중요한 루틴이다.
마무리하며
아침은 하루의 문을 여는 열쇠와 같다. 몸이 회복 중일 때는 마음도 함께 회복되어야 하기에, 아침을 대하는 태도는 더 중요해진다. 감정을 살피고, 몸을 깨우고, 마음을 정리하는 이 세 가지 습관은 내 하루를 구성하는 가장 소중한 기반이 되었다. 거창하거나 멋진 변화는 아니지만, 이 습관들이 쌓여 나를 다시 살아가게 만든다. 회복은 특별한 날이 아니라 평범한 하루의 반복 속에서 이루어진다. 그러니 오늘도 나만의 아침을 지켜보자. 그 조용하고 따뜻한 시간이 분명 내 삶을 조금씩 바꿔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