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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로했던 책 3권, 항암 치료 중 함께한 문장들

by ssunilog5 2025. 4. 11.


나를 위로했던 책 3권, 항암 치료 중 함께한 문장들이다

항암 치료를 받는 시간은 몸도 마음도 고요하지 않았다. 늘 어딘가 불편했고, 생각은 많았고, 예민해진 감정은 작은 일에도 쉽게 무너졌다. 그때 나를 붙잡아 준 건 다정한 말, 따뜻한 시선, 그리고 몇 권의 책이었다. 책은 조용히 곁에 머물며 내가 묻지 않은 질문에 답을 주기도 했고, 아무 말 없이 마음을 안아주기도 했다. 오늘은 그 시기에 나를 위로해주었던 책 세 권과, 그 안에서 지금까지도 내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문장들을 나누려 한다.

나를 위로했던 책 3권, 항암 치료 중 함께한 문장들
나를 위로했던 책 3권, 항암 치료 중 함께한 문장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 백세희

이 책은 내 감정을 대신 말해주는 친구 같았다. 항암 치료 중에는 이유 없는 무기력과 우울감이 자주 찾아왔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그 모든 감정을 숨기거나 덮지 않고 그대로 보여주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은 이거였다.

“나는 괜찮지 않다. 하지만 괜찮아지고 싶다.”

이 한 줄이 내 마음을 울렸다. 나는 늘 괜찮은 척, 아무렇지 않은 척하려 애썼지만, 그 순간만큼은 나의 솔직한 마음을 누군가 알아주는 것 같았다. 이 책은 나에게 감정을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위로를 건네주었다. 책장을 넘기며 나를 탓하는 마음이 조금씩 줄어들었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는 연습을 할 수 있었다.

『미움받을 용기』 -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

처음엔 자기계발서처럼 느껴져서 망설였지만, 읽을수록 내 안의 불안을 직면하게 만들어 준 책이다. 치료 중이라는 이유로, 아픈 사람이라는 이유로, 내 삶이 뒤처지는 것만 같았고 누군가에게 미안한 감정도 자주 들었다. 그때 이 문장이 마음에 깊이 남았다.

“타인의 기대를 만족시키기 위해 살아갈 필요는 없다.”

이 문장은 나를 얽매고 있던 ‘착해야 한다’, ‘잘 견뎌야 한다’는 부담을 내려놓게 해주었다. 나답게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회복이라는 시간 안에서 내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은 항암 치료라는 긴 터널을 지나며 내 마음을 곧게 세워준 단단한 기둥이 되어주었다.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 김수현

이 책은 위로와 용기를 동시에 주는 에세이였다. 간결한 문장들 속에 담긴 메시지는 작지만 강했고, 읽을 때마다 마음의 방향을 잡아주는 느낌이었다. 항암 치료로 인해 많은 것을 포기해야 했고, 새로운 선택 앞에서 주저할 때 이 문장을 만났다.

“나는 내가 만든 울타리 안에서 제일 자유롭다.”

치료 중에는 외부 환경에 대한 통제가 어렵기 때문에, 나 자신이 가장 안전한 울타리가 되어야 했다. 이 문장은 나에게 ‘지금의 나로도 괜찮다’는 확신을 주었다. 하루하루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작은 발판이 되어주었다.

 

마무리하며

책은 말이 없지만, 때로는 말보다 더 깊이 마음에 닿는다. 항암 치료 중이던 나는 이 세 권의 책을 통해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 ‘지금의 나로 충분하다’는 메시지를 전해받았다. 힘든 시간을 지나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문장들이 작은 빛이 되어주었으면 한다. 어떤 날은 그저 한 문장이 하루를 견디게 한다. 그리고 그 하루가 쌓여 다시 살아갈 힘이 된다. 오늘도 그 문장 하나를 품고, 조용히 살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