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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 중 겪었던 냄새 민감증과 음식 회복기

by ssunilog5 2025. 4. 12.

항암 중 겪었던 냄새 민감증과 음식 회복기

항암치료는 단순히 병을 고치는 것을 넘어서 일상에서 느끼는 감각들까지 변화시키는 과정이었다. 그중에서도 예상하지 못했던 '냄새'에 대한 민감함은 삶의 질을 크게 낮추는 요인 중 하나였다. 이 글에서는 항암치료 중 겪는 냄새 민감증과 그로 인한 식사의 어려움, 그리고 회복기에 도움이 되었던 방법들을 정보 중심으로 정리해보고자 한다.

항암 중 겪었던 냄새 민감증과 음식 회복기
항암 중 겪었던 냄새 민감증과 음식 회복기

항암치료 후 냄새 민감증이 나타나는 이유

항암치료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냄새에 대한 감각이 매우 민감해졌다. 이는 항암제가 신경계에 영향을 주면서 후각 기능을 변화시키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있었다. 실제로 많은 항암 환자들이 평소에 괜찮았던 음식 냄새, 세제 냄새, 향수나 향초의 향 등을 견디기 힘들어한다고 보고하고 있다.

가장 힘들게 느껴졌던 것은 음식 조리 시 나는 냄새였다. 특히 고기 굽는 냄새나 생선 비린내, 된장국의 깊은 향은 항암 중 구토 반응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 되었다. 냄새 자체가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더했고, 자연스럽게 식사 자체를 회피하게 만들었다.

또한 병원 특유의 약품 냄새나 항암제에서 나는 금속성 향도 민감하게 느껴졌고, 주변 사람의 체취나 향수 냄새조차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줄 만큼 거슬렸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서 식욕 저하와 영양 불균형으로도 이어졌다.

냄새 민감증에 따른 식사 문제와 실질적 대처법

냄새에 민감해진 상황에서는 식사 자체가 큰 도전이 되었다. 음식 냄새로 인해 구역질이 나고, 미각도 함께 둔해지면서 음식에서 기대하던 맛을 느끼지 못하게 되었다. 단맛이 지나치게 강하게 느껴지고, 짠맛은 자극적으로 변했으며, 심지어 물에서도 이물감이 느껴질 때가 있었다.

이럴 때 도움이 되었던 몇 가지 실질적인 대처법은 다음과 같았다:

차가운 음식 섭취: 따뜻한 음식보다는 냄새가 덜한 냉장 보관된 음식이 훨씬 먹기 편했다. 예를 들면 삶아 식힌 닭가슴살, 찐 고구마, 바나나, 시원한 두유나 과일 등이었다.

조리 시 주방 피하기: 음식 조리 중에는 주방 근처에 가지 않고, 조리가 끝난 후 냄새가 어느 정도 빠졌을 때 식사하는 방법을 택했다. 가능하다면 가족에게 조리를 부탁하거나 외부 음식으로 대체하기도 했다.

그릇 및 용기 선택: 플라스틱 용기에서 나는 냄새도 민감하게 느껴져서, 유리나 스테인리스 용기를 사용했다. 향이 스며들지 않는 재질이 도움이 되었다.

소량 섭취 후 자주 먹기: 한 끼에 많은 양을 먹는 것보다, 배고플 때마다 소량씩 나누어 먹는 것이 훨씬 부담이 덜했다. 바나나 반 개, 두유 한 컵, 삶은 계란 반 개처럼 가볍게 섭취했다.

마스크 활용: 냄새가 심할 땐 마스크를 두 겹으로 착용하고 식사 준비 공간을 통과하거나, 식사 자체를 마스크를 쓴 채로 진행하기도 했다.

후각과 미각의 회복, 그리고 일상 복귀

항암치료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회복기가 시작되면서, 후각과 미각도 서서히 돌아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단맛이 가장 먼저 돌아왔고, 바나나의 부드러운 단맛이나 고구마의 은은한 단맛이 큰 위안이 되었다. 그 다음으로는 순한 국물 요리, 계란찜, 연두부, 죽 같은 음식을 중심으로 식사를 회복해 나갔다.

처음부터 이전처럼 모든 음식을 먹으려 하기보다는, 식사를 하나의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천천히 나만의 속도로 익숙해져 가는 것이 중요했다. 어떤 음식은 첫 시도에서 실패했지만, 며칠 뒤 다시 시도했을 때는 의외로 괜찮았던 경우도 있었다. 감각의 회복은 사람마다 다르기에 비교하거나 조급해하지 않는 태도가 필요했다.

또한 식단 일기를 통해 어떤 음식이 나와 맞았는지, 어떤 조리 방식이 부담이 적었는지를 기록하면서 나만의 식습관을 재정립해 나갔다. 그 과정에서 음식은 단순한 생존 수단이 아니라 나를 위로하는 존재가 되었고, 삶을 이어가는 힘이 되어 주었다.

지금은 다시 식탁에 앉아 음식을 천천히 즐길 수 있게 되었고, 좋아하던 음식들을 하나씩 다시 만나는 즐거움도 느끼고 있다. 항암 중 냄새와 음식 때문에 고통받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 경험이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누구나 자신의 속도로 회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항암 치료 중 겪는 냄새 민감증과 미각 변화는 흔하지만 깊이 있는 정보는 많지 않기에,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기록이 더욱 소중하다고 생각했다. 앞으로도 이런 이야기를 통해 서로의 회복을 응원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