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중 두피 건강을 지킨 3가지 방법
항암 치료를 시작하고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하면 두피도 함께 예민해진다. 피부가 민감해지고, 건조함이나 가려움증, 염증까지 생기기 쉽다. 이 시기에 두피를 방치하면 탈모 이후 머리카락이 다시 자라날 때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그래서 탈모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두피를 건강하게 관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글에서는 항암 치료 중에도 실천할 수 있었던 두피 건강을 지킨 3가지 방법을 정보 중심으로 정리하고자 한다.
저자극 두피 클렌징 루틴 만들기
탈모가 시작된 이후 가장 먼저 바꾼 것은 샴푸였다. 기존에 사용하던 제품은 향이 강하거나 거품이 많이 나는 타입이었고, 치료 이후엔 이 모든 자극이 두피에 부담으로 다가왔다. 두피가 건조해지고 붉어지거나, 미세한 따가움이 생기기 시작하면 즉시 제품을 바꿔야 한다.
항암 중에는 무실리콘, 무향 또는 저향, 천연 유래 성분이 포함된 저자극 샴푸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제품을 고를 때는 '민감성 두피 전용', '피부과 테스트 완료' 같은 문구를 확인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나는 약산성 샴푸를 중심으로, 순한 제품을 여러 개 테스트해가며 가장 자극 없는 제품을 골랐다.
샴푸하는 방법도 바뀌었다. 머리카락이 빠지는 시기에는 가능한 한 손가락이 아닌 거품으로 두피를 감싸듯 닦는 방식이 좋다. 손톱이나 힘을 주어 문지르는 행동은 금물이고, 미지근한 물로 충분히 헹구는 것도 중요하다. 머리 말릴 때도 타월로 세게 문지르지 않고 톡톡 두드리듯 수분을 제거한 뒤 찬 바람으로 건조했다.
이런 섬세한 루틴을 만들면 두피의 자극이 줄고, 탈모 진행 중에도 가려움이나 염증 없이 건강한 두피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두피 보습과 보호를 위한 홈케어 습관
많은 사람들이 얼굴에는 꼼꼼하게 보습제를 바르면서도 두피는 그냥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항암 탈모가 진행될 때는 두피 역시 피부의 일부라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탈모 이후 두피가 외부에 드러나는 시간이 많아지기 때문에 자외선과 건조함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
가장 먼저 실천한 건 두피 보습제 사용이다. 두피에 뿌리는 미스트 타입 제품이나, 스포이드로 바르는 수딩젤 형태의 보습제를 사용했다. 자극 없는 성분을 선택해 아침과 저녁으로 두피에 흡수시켜주면 가려움이 현저히 줄어든다. 특히 겨울철에는 건조함 때문에 두피 각질이 생기기 쉬운데, 보습 루틴 하나로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
또 하나의 루틴은 햇빛 차단이다. 외출 시 모자나 두건을 착용해 직사광선을 피했다. 탈모 중에는 머리카락이 자외선을 막아주지 못하기 때문에 두피 화상처럼 붉게 달아오를 수 있다.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가벼운 여름용 모자나 UV 기능이 있는 얇은 천으로 된 스카프를 준비해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실내에서도 가습기를 사용하거나 실내 습도를 40~50% 이상 유지하는 습관을 들였다. 두피뿐 아니라 피부 전반의 건강을 위해 실내 환경 관리도 중요한 요소가 된다.
두피 순환과 긴장을 풀어주는 마사지 루틴
항암 치료 중에는 활동량이 줄고, 스트레스도 증가하게 된다. 이로 인해 두피 혈액순환이 저하되면 탈모 회복에도 시간이 더 오래 걸릴 수 있다. 나는 이를 예방하기 위해 하루 한 번 두피 순환을 위한 마사지 루틴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손으로만 두드리는 간단한 방법부터 시작했다. 양손의 손끝으로 관자놀이, 정수리, 뒤통수까지 천천히 눌러주며 원을 그리듯 마사지했다. 특히 귀 뒤와 목덜미 아래쪽은 림프가 모이는 부위라 가볍게 풀어주는 것만으로도 두통과 피로감이 줄어드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컨디션이 괜찮은 날에는 실리콘 브러시나 두피마사지기를 사용해 마사지 효과를 높였다. 따뜻한 물로 머리를 감은 직후, 혈류가 가장 활발해질 때 부드럽게 자극을 주면 두피 순환에 효과가 좋다. 아로마 오일을 손에 한 방울 떨어뜨려 향을 맡으며 마사지하면 심리적인 안정감도 함께 느낄 수 있다.
마사지 루틴은 두피 건강뿐 아니라 정서적 회복에도 도움이 되는 일석이조의 방법이다. 매일 5~10분만 투자해도 피로가 줄고, 자기 전에 숙면을 돕는 데도 효과적이다. 꾸준히 실천하다 보면 머리카락이 자라기 시작했을 때도 두피 상태가 좋아 회복이 빠르게 느껴진다.
탈모 중이라고 해서 두피를 방치하면 회복이 늦어지고, 감정적으로도 자신감을 잃게 된다. 하지만 나에게 맞는 루틴을 만들어 두피를 관리하고, 작은 실천을 이어가는 것만으로도 몸과 마음이 지탱될 수 있다. 항암이라는 큰 여정 속에서도 ‘두피 건강’이라는 작은 일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이 나를 회복으로 이끌었던 또 하나의 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