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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중 사람들의 시선, 내가 대처한 방법들

by ssunilog5 2025. 4. 18.

탈모 중 사람들의 시선, 내가 대처한 방법들

항암치료로 인한 탈모는 단순한 외형 변화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머리카락이 빠진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정적으로 큰 충격인데, 외출하거나 타인의 시선을 마주할 때는 그 감정이 더 복잡해진다. 아무렇지 않게 나를 바라보는 눈빛, 혹은 일부러 피하는 듯한 반응조차 민감하게 다가오는 시기였다. 이 글에서는 탈모 중 내가 느꼈던 사람들의 시선과, 그에 대한 나만의 대처 방법들을 정보 중심으로 정리하고자 한다.

탈모 중 사람들의 시선, 내가 대처한 방법들
탈모 중 사람들의 시선, 내가 대처한 방법들

탈모 후 마주한 시선, 예상보다 더 복잡했던 감정들

탈모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던 어느 날, 처음으로 모자 없이 집 앞 편의점에 다녀왔던 기억이 있다. 그날 마주친 몇몇 사람들의 눈빛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누군가는 놀란 표정을 숨기지 못했고, 어떤 이들은 눈을 피하거나 내 쪽을 힐끗 보았다가 빠르게 고개를 돌렸다.

물론 모두가 나를 의도적으로 바라본 건 아니었을 것이다. 그저 낯선 모습에 반응한 것일 수 있고, 아무 생각 없이 스친 시선이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당시의 나는 매우 예민한 상태였고, 모든 시선이 나를 판단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머리카락이 없는 나를 보고 누군가 ‘아픈 사람’으로 규정지을까 봐, 혹은 불쌍하다는 동정의 눈빛으로 바라볼까 봐 두려웠다.

무엇보다 힘들었던 건 내가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었다. 스스로를 감추고 싶은 마음, 당당하지 못한 내 모습에 대한 실망감, 익숙했던 나의 외모가 사라졌다는 상실감까지 겹치며 감정적으로 크게 흔들렸다.

시선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내가 선택한 변화들

시선을 완전히 무시한다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휘둘리지 않기 위해 몇 가지 실질적인 시도를 해보았다. 그중에서 가장 도움이 되었던 세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① 나만의 ‘마음 방패 문장’ 만들기

외출 전에 스스로에게 반복해서 말해주는 문장을 정했다. “나는 나야”, “오늘도 잘 살아가는 중이야”, “이건 치료의 과정일 뿐이야” 같은 짧은 문장을 마음속으로 외치며 밖에 나섰다. 이 문장은 마치 보호막처럼 작동해서, 누군가의 시선을 마주쳤을 때 흔들리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했다.

② 다양한 스타일링으로 ‘나의 표현’ 이어가기

탈모 이후 스타일을 완전히 포기하면 자존감이 무너지기 쉬웠다. 그래서 모자, 스카프, 이어링, 메이크업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외출 스타일을 준비했다. 누군가의 시선을 피하기보다 ‘나는 이렇게 나를 표현하고 있어’라는 태도로 바꾸니, 나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 생기고 그 변화가 시선보다 더 강력한 나만의 무기가 되었다.

③ 시선을 의식하기보다 시선을 이해하기

사람들은 낯선 상황에 반응하는 것일 뿐, 모두가 나를 부정적으로 보거나 동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스스로 되새겼다. 어떤 시선은 단순한 호기심일 수도 있고, 누군가는 나와 비슷한 경험을 가진 사람일 수도 있다. 그렇게 생각을 바꾸니 시선을 더 유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고, 감정 소모도 줄어들었다.

탈모 중에도 나를 지키는 감정 관리 팁

항암 치료로 인한 외모 변화는 자존감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사람들의 시선보다 더 무서운 건, 나 자신이 나를 부끄러워하거나 부정적으로 느끼는 감정이었다. 그래서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나를 지키기 위해 감정 관리 루틴을 만들었다.

① 하루 한 번 거울 앞에서 나와 눈 마주치기

아침마다 거울 앞에 서서 “오늘도 잘 살아가는 중이야”라는 말을 해주었다. 변화된 외모도 나의 일부임을 인정하고, 그 모습조차도 나의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기 위한 연습이었다.

②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들과의 시간 늘리기

가장 친한 친구나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을 늘렸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주는 사람들과의 대화는 큰 위로가 되었고, 그들의 반응 속에서 ‘내가 달라졌다고 해서 나라는 존재가 달라진 것은 아니다’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③ 나의 기록 남기기

그날의 감정이나 사람들과 있었던 일, 그리고 내가 느낀 감정을 일기처럼 기록했다. 누군가의 시선 때문에 상처받은 날은 더 정성스럽게 적었다. 글로 써내려가다 보면 마음이 정리되고, 감정에 휘둘리지 않게 되었다.

 

시선은 언제나 존재한다. 하지만 시선에 휘둘릴 것인지, 시선을 활용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 것인지는 내가 선택할 수 있다. 탈모라는 변화는 분명 낯설고 두려운 경험이지만, 그 속에서도 나다움을 지켜낸다면 어떤 모습이든 나는 충분히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