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 중 가장 힘이 되었던 나만의 문장 5줄이다
항암 치료와 회복의 시간을 보내는 동안, 많은 말들이 위로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부담이 되기도 했다. 누군가는 “힘내”라고 했고, 누군가는 “곧 괜찮아질 거야”라고 했지만, 그 어떤 말보다도 나 자신이 스스로에게 건넨 몇 줄의 문장이 가장 큰 힘이 되었다. 이 문장들은 매일 아침 내가 눈을 뜨며, 혹은 무기력함에 빠졌을 때 꺼내 읽은 마음의 약과 같았다. 이 글에서는 내가 회복의 시간 동안 마음속에 간직했던 다섯 줄의 문장과 그 문장들이 나에게 어떤 의미였는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나를 붙잡아준 첫 번째 문장 –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다
이 문장은 내가 가장 자주 되뇌었던 말이다. 많은 사람들은 회복 중인 사람에게 긍정적인 태도를 기대한다. 웃고 있어야 할 것 같고, 언제나 감사해야 할 것 같다는 부담이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어느 날은 걷기조차 힘들고, 아무 이유 없이 눈물이 났다. 그럴 때 이 문장이 나를 다독여주었다. 괜찮지 않은 내 상태를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순간, 비로소 진짜 회복이 시작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말은 나에게 가장 솔직한 위로였다.
흔들릴 때 중심을 잡아준 문장 – “나는 오늘도 버티는 중이다”다
회복은 눈에 보이지 않게 아주 느리게 진행된다. 때로는 제자리에 머무는 것처럼 느껴졌고,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것 같아 좌절했다. 그럴 때 나는 이 문장을 중얼거렸다. “나는 오늘도 버티는 중이다.” 이 문장은 하루를 살아내는 것만으로도 내가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걸 상기시켜 주었다. 어떤 특별한 일을 해내지 않아도,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조차 버거운 날에도, 단지 하루를 버텼다는 사실이 나를 지탱해주는 힘이 되었다.
방향을 잃었을 때 나를 이끈 문장 – “천천히 가도 괜찮아, 멈추지만 않으면 돼”다
항암 치료 이후 삶의 속도는 느려졌다. 예전에는 하루에 몇 가지 일정을 소화했지만, 지금은 하나의 일도 힘들 때가 많았다. 사람들과의 속도 차이도 컸고, 때로는 나만 뒤처지는 것 같아 조급해지기도 했다. 그럴 때 나는 이 문장을 꺼냈다. “천천히 가도 괜찮아, 멈추지만 않으면 돼.” 이 말은 내가 회복이라는 마라톤을 나만의 속도로 뛰는 중임을 인정하게 해주었다. 이 문장을 통해 나는 다시 나만의 리듬을 찾을 수 있었다.
스스로를 다독인 문장 – “나는 나를 잘 돌보고 있다”다
항암 후 회복 과정은 생각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렸다. 몸보다 마음이 더 늦게 회복되는 것을 느끼면서, 나는 자주 나를 의심하게 되었다.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라는 질문이 머릿속을 맴돌 때 이 문장을 썼다. “나는 나를 잘 돌보고 있다.” 아주 사소한 루틴이라도 지켜낸 날, 물 한 잔을 챙긴 날에도 나는 이 말을 나에게 선물했다. 그렇게 스스로를 인정하고 격려하는 일이, 회복 그 자체가 되었다.
미래를 바라보게 한 문장 – “나는 다시 피어날 것이다”다
치료 중일 때는 미래를 상상하는 것조차 어려웠다. 내일도 불확실했고, 희망은 희미했다. 하지만 어느 날, 벚꽃이 피는 길을 걷다가 이 말을 속으로 되뇌었다. “나는 다시 피어날 것이다.” 자연은 멈추지 않고 다시 피었고, 나도 그렇게 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이 문장은 희망이 아니라 결심이 되었다. 나는 언젠가 다시 웃고, 다시 여행하고, 다시 나다워질 것이라는 믿음을 품게 해주었다. 그래서 이 문장은 나에게 미래다.
마무리하며
말은 때때로 너무 가볍게 들리기도 하지만, 마음속 깊이 다가오는 문장 하나는 삶 전체를 끌어올릴 수 있다. 회복의 시간 동안 내가 되뇌었던 다섯 줄의 문장은 단지 문장이 아니라, 나를 살린 고백이고 다짐이자, 매일의 기도였다. 누군가의 회복에도 이 말들이 닿을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속도로, 각자의 문장을 안고 피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