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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항암 치료 중에도 절대 포기하지 않은 뷰티템

by ssunilog5 2025. 4. 25.

내가 항암 치료 중에도 절대 포기하지 않은 뷰티템
항암 치료를 받는 동안, 거울 속 나를 보는 게 두려운 날들이 있었다.
머리카락이 빠지고, 피부는 거칠어지고, 눈빛마저 흐릿해 보이던 시기였다.
그때 느꼈다. 몸이 아픈 것보다 더 무서운 건, 내 자신을 잃어가는 기분이라는 걸.
그래서 나는 작은 습관처럼 몇 가지 뷰티템을 놓지 않았다.
오늘은 그 시간 동안 나를 버티게 해준 고마운 뷰티템들을 기록하려 한다.

내가 항암 치료 중에도 절대 포기하지 않은 뷰티템
내가 항암 치료 중에도 절대 포기하지 않은 뷰티템

 

촉촉함을 지켜준 수분 크림

항암 치료가 시작되고 가장 먼저 피부가 반응했다.
건조하고 따갑고, 작은 자극에도 쉽게 붉어졌다.
그때 내게 가장 큰 위로가 된 것은 무겁지 않고 순한 수분 크림이었다.
특히 병원에 갈 때마다 가방에 넣어 다니며 틈날 때마다 발랐다.
피부를 보호하려는 행동 자체가 내 몸을 돌보는 작은 다짐처럼 느껴졌다.
나를 위해 챙기는 이 작은 시간들이 하루하루 버티게 해주었다.

내가 사용했던 수분 크림은 전성분이 짧고, 향이 거의 없는 제품이었다.
‘좋은 걸 써야 한다’는 강박보다 '내 몸이 편안해하는 것'을 기준으로 선택했다.
그 기준은 이후 내 모든 뷰티 루틴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생기를 지켜준 틴트 립밤

치료가 진행되면서 입술도 심하게 건조해지고 색이 사라졌다.
거울을 보면 더 아파 보이는 모습이 싫어서, 나는 틴트 립밤을 꼭 발랐다.
진한 립스틱은 부담스러웠지만, 은은하게 혈색을 주는 틴트 립밤은 나를 다시 사람답게 만들어줬다.

아주 연한 핑크색 틴트 하나를 바르고 나면
'그래, 나 아직 괜찮아'라고 속삭이는 것 같았다.
항암 중에도 꾸미는 게 사치가 아니라, 오히려 나를 지키는 방법이라는 걸 깨달았다.
립밤 하나만으로도 마음이 달라질 수 있다는 걸 몸으로 배운 시간이었다.

나를 다시 일으켜준 가벼운 베이스 제품

항암 기간 동안 피부는 민감해졌지만, 아예 아무것도 안 바르면 외출이 두려웠다.
그래서 나는 무기자차 선크림과 아주 가벼운 베이스 하나를 선택했다.
커버력 높은 파운데이션 대신, 피부 톤을 살짝 정돈해주는 제품으로 부담 없이 하루를 시작했다.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
그 마음으로, 내 피부도 무리하지 않고 가볍게 감쌌다.
거창한 화장이 아니라, 나를 위한 조용한 준비였다.
조금 푸석해 보이더라도, 조금 불완전해 보이더라도
그 순간의 나를 받아들이며 하루를 시작하는 게 중요했다.

 

마무리하며
항암 치료 중에도 뷰티템을 챙겼던 건
겉모습을 꾸미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마음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였다.

수분 크림 한 번 바르는 시간,
립밤을 바르며 거울을 보는 순간,
가볍게 얼굴을 쓸어내리는 작은 터치들이
'나는 여전히 나다'는 걸 잊지 않게 해주었다.

몸이 아파도, 마음은 놓지 말자고.
힘든 시간에도 나를 위해 작게라도 무언가를 해주는 건
가장 소중한 '나 자신을 돌보는 일'이라는 걸 배운 시간이었다.